<서글픈 수다> 갯발에 서 있었다 해루질 나간 바다는 어둡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늙은 황소의 등처럼 휘어진 허연 파도 소리만, 퍼렇게 멍든 방파제를 뛰어넘어 갯바위의 허벅지를 깨물었다 깨금발을 딛고 산 나를 밀물은 만만한 듯 뒤쫒아오고 갈매기들의 서글픈 수다 어둑어둑 포구로 돌아올 때까지 생각은 갯벌에 쓰러져 있었다 <김환식 작가의 열 번째 시집 ‘맨발의 생각’作>